정말 오랜만에 회고글을 쓴다.
원래도 일기같은걸 잘 안쓰는 성격이기도 했고, 글은 가끔가다 해우소의 성격으로 적었지 외의 성격의 글은 잘 안적어 버릇했다. 하지만 어제 항해 일정상 공식적으로 개발이 끝났고, 유일하게 그나마 맘편히 쉴 수 있던 일요일을 보내다 뭔가 지금까지의 과정들에 대해 회고를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를 키게 되었다. 개발에 관한 회고보다는 해우소느낌의 글이겠다 싶다.
한번 사는 인생. 하고싶은걸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던 나는,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관련 일을 시작한지 얼마안되서 그만두고 어렸을때 꿈 중 하나였던 작곡에 도전하게 되었다. 서른 전까지는 도전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작곡, 음향을 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혀 꿈을 접게되었다. 다시 원래 전공으로 일을 돌아가야하나 생각해봐도, 끝내 드는 생각으론 개인적인.. 복합적인 문제 때문에 도저히 내키지 않았다.
그다지 큰 돈에는 욕심이 없었고, 내 손을 거쳐 만들어진 무언가로 행복을 느끼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때, 계속 신경이 쓰이던 직업이 개발자였다.
어렸을 때 부터 무언가를 만드는걸 좋아해서, 초등학교때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을 독학으로 이것저것 난이도 있는 것 까지 만들어보기도 했고, 알만툴, 이지툰, 포토샵 등 프로그램들을 다루기도 했다.
자연스레 컴퓨터랑 친해졌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갈 때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인터넷고등학교와 작곡가가 되기 위해 예고 사이에 고민도 했었다. 결과는 뜬금없이 자사고로 가게되었지만..
그래서 그랬는지, 나를 오랫동안 봐왔던 친구들은 잘 맞을 것 같다면서 예전부터 개발자를 추천하곤 했다. 그때는 음악한다고 흔들리지 않겠다고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음악을 놓고나니 개발자라는 직업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개발자 지인을 많이 둔 친구에게 소개받아 개발자에 대해 이것저것 묻게 되었고, 서른이 얼마 안 남았던 나는 힘들더라도 빡세게 공부해서 단기간에 우선 취업부터 하고 싶었다. 그렇게 친구 지인 중에 나처럼 기계공학과 졸업을 하고, 항해99로 단기간 공부해서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바로 등록부터 했다.
12월 11일에 공식적으로 항해99 18기가 시작되었지만, 나는 사전주차로 미리 참여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열정만 가득했지, 관련 지식이 전무 했기 때문에 안그래도 짧은 기간 조금이라도 더 공부에 시간을 써야겠다 싶었다.
사전주차 때는 HTML, JavaScript, Java 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공부했는데 예상보다 정말 재밌었다. 그렇게 재미붙여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다보니, 항해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고.. 그때 느낀점은 '아 이거 시간이 너무 모자르다.' 였다. 하루종일 평균 17시간 정도를 공부에만 시간을 쓰는데도 시간이 모자랐다. 하긴 누군가는 몇년의 시간을 보내며 얻는 지식, 경험들을 단기간에 한다는게 애초부터 말이 안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안된다고 생각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에, 개발공부가 재밌었던 것이 지치지않고 끝까지 항해에 남을 수 있던 이유인 것 같다.
12월 11일에 시작한 항해99가 오늘로 85일차가 되었고, 3월 2일 토요일 일자로 공식적으로는 최종프로젝트 개발이 끝났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꾸준히 주 마다라도 회고글을 적어뒀다면 나중에 읽어보는데 재밌었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최종 프로젝트로 원래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 관련된 챌린지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서비스 프로젝트를 하게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더 구현하고싶고, 담고 싶은게 많았는데 저마다의 일장일단이 있을거라 크게 후회되진 않는다.
현재 개발자 시장이 크게 얼어붙었다는걸 알고, 요구치도 높아졌다는걸 알게되어서 밤을 새면서라도 할테니 더 어려운 기술들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최종 프로젝트는 프론트엔드, 백엔드, 디자이너가 한팀으로 진행하는 협업이기에, 못 보여준게 많아 걱정이 많다.
하지만 부족하다 생각되는 것들은 항해가 끝난 후 계속해서 내가 채워나가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리팀 다들 새벽까지 매일같이 남아서 개발한다고 너무 고생했다. 원한건 아니지만 18기 내에서 엄청 열심히한다고 소문이 다 났더라..
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CI-CD, 네트워크, 알림 기능 주로 맡았다. CI-CD는 챌린지 사전주차 때 구현해본 경험으로 맡게되었고, 네트워크쪽은 아직 관련 CS지식을 공부중이지만 구글링으로 레퍼런스들을 찾아보며 AWS로 Https 도메인, 포트관리 등을 해보았다. 알림은 원래 채팅같은 양방향 통신 기술인 웹소켓을 써보고 싶었지만 서비스 성격에 맞는 알림 기능에는 SSE가 더 적합하여 SSE를 사용해보았다.
CI-CD 같은 경우, 서비스팀은 유저테스트도 진행해야해서 주어진 금액에서 경품비로 빠져나가는 금액이 꽤 있기 때문에 서버비를 절감하기 위해 하나의 EC2 인스턴스로 설계하게 되었다. 오토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어서, 중간발표때는 서비스 아키텍처에 오토스케일링도 그려놨었지만 개발을 진행해보니 설계해놓은 아키텍처로는 구현하기가 애매했다. 그래서 모니터링툴을 통해 유저테스트 동안 서버를 체크해보고 필요 시 수동으로 스케일업을 하기로 했다.
알림 기능은.. 코딩은 개발 시작하고 몇일 안걸려 끝났고, postman으로 테스트까지 끝냈었다. 하지만 MVP 우선순위에 밀려 제일 끝 순위로 프론트쪽 개발이 시작되었고, 2월 29일에 구현이 끝났다.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최종발표에 못보여주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프론트 팀장님이 진짜 엄청 열심히 해주셔서 다행히 마감기한 안에 구현을 끝냈다.. 막판에는 알림기능 언제 할 수 있냐고 압박도 많이 드렸던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다..
그 외로는 펀딩 수정, 삭제, 내 펀딩 조회 기능 등의 API를 개발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팀원들에게 트러블이 생겼을 때 같이 고민하고, 의견도 드리고, 공부하고, 찾아주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유저테스트도 진행했는데, 팀원들끼리 내부적으로 테스트할 땐 찾을 수 없던 오류들에 대해서도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확실히 여러 의견들을 받아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피드백 받은 내용 바탕으로 보완도 하다보니 좀 더 개발 시간 갖고 완성하면 실제로 Giftipie를 런칭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더라.
11일 월요일에 최종발표를 진행한다. 항해99를 하다보니 나이 앞자리도 3으로 바뀌었더라....
짧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던 99일이 거의 끝이난다.
이렇게 까지 공부가 재밌던 적이 없었고, 열심히 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참 항해에 대해 불만도 많았는데, 이렇게 보니 감사하다.
오랜만에 열심히 산 것 같다...
공부하겠다고 주변 연락도 다 끊었던지라, 항해 끝나면 다는 못챙기더라도 지인들도 주말에는 만나고 해야겠다..
최종 발표 때, 각 협력사 대표님들도 오신다는데..
무사히 잘 마쳤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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